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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건축

지하철이란 무엇인가? 역세권?

by ZOZOON 2020. 8. 20.

지하철이란?

도시철도(都市鐵道, Metro, Rapid Transit)는 대도시에서 교통의 혼잡을 완화하고, 빠른 속도로 운행하기 위하여 부설한 철도 대중교통을 의미하는 단어다. 대개 '지하철'이라고 불리며,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도철'이라는 약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도심 주변 지역이 성장해서 도로 교통으로는 도저히 많은 교통량을 커버할 수 없을 때, 대용량의 교통수요를 처리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우선 같은 면적의 도로에 비해 압도적인 처리 능력을 자랑한다. 그리고 도로는 기사의 상태에 따라 주행 안정성, 승차감이 떨어지면 한없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에 반해 도시철도는 멀미가 없고 비교적 높은 수준의 주행 안정성, 승차감을 보장한다. 이해하기 힘들다면 손잡이 없이 서있는 게 어느 쪽이 쉬운지, 스마트폰으로 텍스트를 읽어보면 어디가 덜 흔들리는지 이해하기 쉽다. 또한 교통량에 영향을 크게 받는 버스 등 도로 교통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정시성(제시간에 맞춰 다니는 것)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온갖 차량이 나오는 도로와는 달리 궤도에선 오직 정해진 열차만 지나다닐 수 있기 때문. 대부분 복선화하여 상하선이 상충하거나 하는 일은 드물어 선행 열차만 잘 간다면 후속 열차에 큰 지장은 없다.

초기 영국에서는 증기 기관차를 지하철로 운행하였다. 2018년 현재도 메트로폴리탄 선의 일부 구간들은 지하로 다니긴 하지만 위가 뻥 뚫려있는데, 증기 기관차를 지하로 넣었던 시절의 선로이다. 결국 비효율적이라 때려치우고, 20세기 이후로는 가공전차선 내지는 강체가선 또는 제3궤조집전식으로 전력을 공급받아 움직이는 전동열차를 운행한다. 전차선로가 열차에 어떤 종류의 전기를 공급하느냐에 따라 교류 구간과 직류 구간으로 나뉘는데, 대한민국 내에서는 대개 교류 구간은 25,000V 60Hz, 직류 구간은 1,500V의 전압을 사용하고 있다. 보통 교류전력은 도시철도에 선호되지 않으며, 대부분이 직류 1,500V 가공전차선이나 제3궤조 600 ~ 750V를 사용한다. 같은 전압에서 교류보다 직류가 더 많은 전류를 허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터널 단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제3궤조를 쓴다면 어쨌든 필연적으로 직류전력을 써야 한다. 혹 직류와 교류 구간을 혼용하여 운행해야 하는 경계점에서는 필연적으로 절연구간이 나타난다.

한국에서는 수도권 전철 구간이 아니면 지방에는 마땅한 보통열차 등급이 없어 급행전동열차를 제외한 급행여객열차 이상의 등급의 열차만 운행하지만, 일본, 유럽 등에서는 일반철도 대부분의 구간에서 한국의 지하철 역할을 하는 보통열차도 운행한다. 즉, 지방 중소 도시에서도 열차 선로가 있다면 시내버스나 지하철처럼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유럽권에서는 파리 등 일부 도시를 제외하면 지하철(독일식으로 U반)은 도심 내부 순환 역할만 담당하고 도심-주택가 역할은 일반철도(독일식으로 S반, 프랑스식으로 RER)가 담당한다. 따라서 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수도권 전철망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인건 맞긴 하지만, 비수도권을 포함한 철도망 전체를 두고 따졌을 때는 근교 철도망이 타국에 비해 상당히 부실할 수 있다. 그래도 2016년부터 동해선 광역전철(부산권)이 운행을 시작하고 2020년에 경전선 광역전철(부산권), 2023년에 대구권 광역철도(경부선 이용)가, 2024년에 충청권 광역철도(경부선 및 호남선 이용, 대전권)가 운행할 예정이라 예전보다는 나아질 듯.

충청역광역철도 1단계 오정역 신설

세계 이용인원별 도시철도 순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객을 자랑하는 도시철도는 단연 중국의 베이징 지하철이다. 2위는 상하이 지하철. 도쿄 지하철은 도쿄메트로와 도영 지하철을 합쳐도 3위에 그친다. 광저우 지하철, 서울 지하철(1~9호선), 모스크바 지하철 등이 뒤를 잇고 있다. 30위 내에 중국 지하철만 12개(홍콩 제외시 11개)가 있다. 2000년대에는 도쿄 지하철이 1위, 모스크바 지하철이 2위, 서울 지하철이 3위였지만 2010년대 중국 지하철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중국은 세계 상위권 지하철의 40%를 독식하고 있다. 위낙에 대도시가 많은데다가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이 심각한문제이기 때문에 건설수요가 많고 중국 공산당 정부에서 이른바 일대일로 사업으로 철도 사업을 계속 밀어주고 있어서 앞으로 중국 지하철의 폭발적인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도시철도 이용객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철도가 맞을까? 지하철이 맞을까?

 

엄밀한 의미의 지하철은 단어 풀이대로 지하 구간만을 달리는 궤도 대중교통으로, 지상과 고가구간을 포함하는 개념은 도시철도라고 불러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우 지상 및 고가구간만 달리는 노선이 거의 없는 현실상[8], '지하철'은 지상, 지하를 가리지 않고 전동차[9]가 달리는 모든 도시철도 구간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굳어져 있다.

실제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지하철이란 단어는 단순히 철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철도 위를 달리는 전동차를 뜻하기도 한다고 수록되어 있을 정도. 쉽게 말해 전철 노선도에 나와 있으면 다 지하철로 안다는 소리. 일부에서는 지하를 달리는 구간은 지하철, 지상을 달리는 구간은 지상철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이렇게 구분해서 쓰는 사람은 드물고 일산선 같은 곳은 정차역마다 지상과 지하가 자주 바뀌어 그런 구분엔 의미가 없다. 비수도권 지방도시철도 중에는 과거 지하철이라고도 불렀다가 어느 순간부터 '도시철도'로 못박은 동네도 종종 있긴 하지만, 시민들은 대부분이 지하철 혹은 전철로 부르는 편이고, 아직 수도권에도 도시철도라고 구분해서 부르는 사람은 그리 없는 편이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에는 인천 도시철도같은 타 지역 도시철도와는 달리 '도시철도'라는 명칭보다 '지하철'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서울지하철건설조례”를 아직 명칭변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은 ‘도시철도건설조례’이다.

물론 과거에는 '지하철도의건설및운영에관한법률'에 의하여 "지하철도"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였고, 그 약칭으로 "지하철"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였다.

그러나 1990년 12월 31일 위 법률을 개정하여 제명을 '도시철도법'으로 바꾸면서, 지하철도뿐 아니라 도시 교통 권역 안의 철도 및 모노레일 등 궤도에 의한 교통 시설 및 교통 수단 일체를 지칭하여 "도시철도"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도시철도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채택한 운영사는 1994년 설립된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였다. 그 이후에 건설된 대전·광주 지하철은 처음부터 도시철도라고 칭하였다. 이후 2005년 서울지하철공사가 서울메트로로, 2008년 대구지하철공사가 대구도시철도공사로, 2009년 인천지하철공사가 인천메트로로 개명하고 부산교통공사가 도시철도란 명칭을 도입하여 현재 지하철이라는 단어를 사명으로 사용하는 도시철도 운영사는 없지만 서울교통공사의 시발 안내방송에서는 "쾌적하고 편안한 지하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문안이 있으며 광역철도인 신분당선도 대놓고 지하철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버스 안내방송에서 쓰이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번 정류소는 OO역 지하철 *호선입니다." 같은 식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하철이라는 명칭이 수십년동안 고착화되어서 대다수의 일반 시민들은 도시철도보다는 지하철이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한다. 일본의 통계수치만 보더라도 말그대로 지하로만 다니는 도쿄메트로의 수치만을 통계한 것으로, JR선의 경우는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다.

 

지하철의 역사

 

영국 런던의 베이커가 역. 벽에 그려진 그림에 "세계의 첫 번째 지하 철도"("THE WORLD'S FIRST UNDERGROUND RAILWAY")라고 적혀 있다.

19세기 1863년 영국 런던에서 중구난방으로 세워져 있던 여러 기차역들을 서로 이어주기 위해서 최초로 지하철이 운행되었지만, 위에서 서술했듯이 이땐 증기 기관차가 땅굴 속을 달렸다. 그래서 공기가 안 좋고 그을음이 심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사실 매연을 감소 시키기 위해 장치를 설치했으나 이 장치를 작동 시키면 속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바쁜 시간대는 그냥 꺼버리고 달렸기 때문이었다. 런던에 이은 세계 두 번째이자 섬나라인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에서 최초로 지하철이 운행된 나라는 의외로 1896년에 완공된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1호선(M1)이다. 1896년 헝가리 건국 1000주년을 기념해 제국의 수도였던 빈보다도 먼저 건설되었는데 이쪽은 런던보다 돈도 수요도 비교적 적었기 때문에 백 년이 넘는 시간을 거치며 계속된 개량을 통해 초창기의 분위기는 많이 사라진 런던과 달리 19세기부터 이어져 온 골동품스러운 분위기가 진하게 나는 게 특징이다. 아시아에서는 1927년 일본 도쿄의 긴자선이 최초의 지하철 노선으로 운행되었다. 다만 1875년 터키의 이스탄불에 튀넬(Tünel)이라 부르는 역 2개짜리 지하철 비슷한 것이 개통되긴 했었다. 미국에는 1898년에 보스턴 지하철이 생기고 6년후 뉴욕 지하철이 생겼다. 라틴 아메리카 및 스페인어권에서 최초로 개통된 지하철은 1913년에 개통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지하철이다.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간편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은 교통수단이라서 여러모로 사람들에게 친숙한(?) 인상이 많은 교통수단이다. 출퇴근 시간 때 외국에서는 보기 드문 '푸시맨'의 등장과 특정 시간 때 사람이 너무 많아 '콩나물 시루', '가축수송', '지옥철' 등 다양한 별명이 존재한다.
한반도에서는 1899년 운행을 시작한 경성전차, 부산전차, 평양전차가 최초이며 경성전차, 부산전차는 1968년 도로 확장으로 폐선 되었으나 평양전차는 아직까지도 운영되고 있다. 이후 1973년 북한에서 한반도 최초의 지하철인 평양 지하철이 개통 되었고, 남한에서는 그보다 좀 늦은 1974년 8월 15일에 서울 지하철 1호선이 최초의 지하철 노선으로 개통되었다. 이어 부산 지하철(1985), 대구 지하철(1997), 인천 지하철(1999), 광주 지하철(2004), 대전 지하철(2006)이 차례로 개통되었다. 현재 한반도에서 운행되고 있는 도시철도는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및 충남,강원 일부), 부산(부산,경남,울산) 대구(대구,경북), 광주, 대전, 평양, 청진이 있다.

 

역세권? 가치?

 

전 세계 어디든 지하철이 들어서면 역세권 효과로 인해 지역 경제 활성화가 된다. 한국에서 철도망을 짓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다. 전국적 균형발전을 꾀할 때에도 지하철망을 늘리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크다.

특정 지역에서 원래 도로 수송으로만 수송을 전담하게 되면 유동인구가 분산된다. 그러나, 지하철이 생겨나면 지하철역을 통해 역 출구 부근으로 유동인구를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집중된 유동인구를 통해 역세권이 생겨나고 역 주변 위주로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면 역 유동인구가 더 늘어나게 된다. 당연히 유동인구가 더 증가했으므로 근처 부동산 가격도 오르고, 더욱 고밀도로 개발이 가능해진다. 다시 이는 역 유동인구를 늘린다. 따라서 순환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가 된다. 지하철 노선이 이렇게 지역경제 활성화를 일으키는 것.

지역경제 활성화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효과이다. 당장 세계적으로 유동인구가 큰 지역은 당연히 지하철역을 끼고 있다. 뉴욕의 타임스퀘어, 도쿄의 하라주쿠, 서울의 홍대거리, 중국 상하이시의 푸둥신구, 대만 타이베이시 둥취, 홍콩의 홍콩 섬 센트럴, 코즈웨이베이와 구룡반도 남부, 영국 런던의 카나리워프, 독일의 브란덴부르크 문 등 전 세계적 관광지/상업지에는 반드시 지하철역을 끼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은 계속해서 시간이 지날 수록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부동산 소유자들의 재산가치가 순환적으로 상승한다.

지하철이 들어서는 지역은 지역의 중심지가 된다. 그리고 발전하고, 다시 중심지로의 기능이 강화된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이 순환적이라는 것이다. 그 이전에 지역의 형태가 어떠했든 간에, 도시철도가 들어서는 순간 그 지역은 지역의 중심지로, 거의 대부분 주거지를 거쳐서 상업지로 성장한다. 영국 런던 도클랜즈의 카나리 워프의 경우, 도클랜즈 경전철 계획이 먼저 발표되었고, 런던 지하철 주빌리 선이 도클랜즈 경전철과 이어지는 노선으로 발표되었다. 그러자, 카나리 워프 지역에 영국, 미국, 유럽의 금융사들이 몰려들어와서 폭발적인 지가 상승을 이뤄냈다. 카나리 워프 지역은 원래 도크랜드 경전철 공사 이전에는 공지였다. 폭발적인 지가 상승의 결과, 크로스레일이 카나리 워프에 진입하게 되었고, 카나리 워프는 또한번 대 도약을 이루고 있다.

상하이시 푸둥신구의 경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예 바다였다(!!!). 바다를 간척한 지역에 먼저 상하이 지하철 망을 계획해두고, 그 지하철망에 따라서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부동산 가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한국 인천광역시의 송도국제도시가 푸둥신구를 벤치마킹해서, 인천 도시철도 1호선을 먼저 놓고 그 주위를 개발하니까,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을 위시로 한 대규모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송도 트리플스트리트와 같은 복합 쇼핑몰까지 들어서며 지가를 폭발적으로 올렸다.

한국 서울특별시에서도 서울 지하철 2호선 교대역 ~ 잠실역 구간은 원래 완전히 농촌 지역이었다. 그러나 2호선이 생기니까 그 자리에 대규모 개발이 가능해졌고, 폭발적인 상업지로 성장하여 현재의 테헤란 밸리, COEX,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 등 거대 상업지로 성장하였다. 그리고 폭발적으로 성장한 강남 지역에서 2호선 만으로는 교통 공급이 불가능하니 서울 지하철 3호선, 수도권 전철 분당선, 서울 지하철 7호선,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분당선과 같이 추가적인 용량 공급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이는 강남의 땅값 상승을 순환적으로 일으키는 것이다.

원래 지역의 중심지였던 곳에 지하철이 들어서더라도 결과는 같다. 결국 건축물은 노후화되고, 재개발, 재건축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재개발, 재건축의 상업성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최대한 높이는. 그것은 바로 지하철밖에 없다. 과거 지역의 중심지였던 곳에 지하철이 들어선 것으로 한국에서는 부산광역시 서면역, 일본의 도쿄 마루노우치,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있는 콩코드 지역이 있다. 이 지역들은 원래부터 중심지였으나, 지하철이 들어서면서 더욱 폭발적으로 재개발, 재건축이 진행되어 기존 건축물들을 몰아내고 더욱 고밀도의, 또는 더욱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들어서서 지역의 부동산 가치를 순환적으로 상승시켰다.

그렇다면 지하철이 없는 지역은 어떤가? 과거에 중심지였으나 지하철이 제때 공급되지 못한 지역은 쇠퇴한다. 재개발, 재건축의 상업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지하철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며, 이는 지역을 순환적으로 발전시킨다. 또한, 지하철이 공급되지 못하는 지역은 건물이 노후화됨에 따라 우범지역, 즉 슬럼가로 몰락한다. 지하철이 있는 지역은 슬럼가로 몰락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 즉, 도시의 하방경직성도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강력하게 주장한 설명들은 인과가 바뀌었을 수 있다. '개요'문단에 서술된 것처럼 세계적 관광지/상업지라서 교통수요가 넘쳐나고, 도로교통으로 이를 해결하지 못해 지하철을 건설했다고 보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또한 지하철이 들어섰다고 반드시 유동인구가 집중되고 해당 지역이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버스노선은 도심지 등 수요가 높은 곳에 여러 노선이 집중되지만, 지하철은 2노선 이상의 경합을 꺼리기 때문에 오히려 유동인구를 모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호선 역이 있는 병점역 인근보다 지하철이 없는 동탄 메타폴리스가 더 중심지이고, 광주광역시도 부도심이 지하철이 지나가는 송정리가 아니고 지하철이 없는 상무, 수완 등이다. 대부분 대도시에 (광의의) 지하철이 들어서 있는 요즘, 이제는 기존에 이미 노선 1개가 있는 상태에서 환승역이 되었을 때 도시 활성화 효과가 있는 지도 살펴보아야 할 것인데 이는 더 회의적이다. 서울에서 지하철 2, 3호선 개통이 30년이 넘었음에도 환승역인 신도림, 종로3가, 을지로3가, 교대역보다 바로 옆 1개 노선만 지나가는 영등포, 종각, 을지로입구, 강남(강남역은 교대역보다 26년 늦게 환승역이 됨)역 승하차수와 주변 유동인구가 압도적이다.

한편, 지역 활성화만을 목적으로 도시철도를 건설해야 하는 지도 의심을 가져야 한다. 치안은 일반예산으로 한다 쳐도 부동산 가치의 상승을 위해서는 사전적으로 부동산 소유주들이 기여를 하거나, 부동산으로 인한 이익에 높은 수준으로 과세를 하여 정부가 투자한 부분을 회수해야 할 것인데 한국에는 두 가지 모두 관련된 장치가 없다시피 하다. 노선 설정에서 지역 활성화에만 목매단 나머지, 일단 지도상 빈 곳에 줄긋기 식으로 노선을 짜는 식으로 무리수를 두면 정작 지하철의 주요 목적이자 장점인 대량수송, 속달성이 희석된다. 이로 인해 건물주들은 재산가치와 임대료 상승에 웃지만 지하철 이용객의 편익이 희생되고, 지하철 운영기관은 적자에 시달린다. 서울 지하철이 세계적인 규모임에도 주요 목적지에 가려면 거의 무조건 환승을 하도록 노선이 짜여 있다 보니 아직도 버스의 수송분담률이 높은 편. 90년대 초에 나왔던 3기 지하철 계획이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고, 비록 외환위기로 대부분이 칼질당했지만 9호선은 개통해서 나름대로 성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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